22살에 포스코 취업 -고용 한파 뚫은 비결- 글|백승연 그림|이지혜
이재현씨(22)는 어릴 적부터 엔지니어를 꿈꿨다. 평생 엔지니어로서 자부심을 갖고 일한 아버지와 삼촌의 영향 덕이었다. 고졸 취업을 목표로 특성화고에 진학했다. 메카트로닉스과에서 기계와 전자를 배웠다.
화려한 스펙도 갖췄다. 열심히 공부해 내신 1~2등급을 유지했다. 학업우수상, 기능우수상을 받았다. 반장.부반장.선도부로 활동하며 공로상, 3년 개근상, 봉사상도 받았다. 자격증도 5개나 땄다. "준비가 됐든, 안 됐든 무작정 자격증 시험 접수를 했어요. 돈이 아까워서라도 시간을 쪼개서 공부하게 되더라고요"
치열하게 살았는데도 취업 문턱은 높았다. 자신감을 잃었고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선생님이나 주변 친구들이 '너 정도면 무조건 대기업간다'고 해서 자만하기도 했던 거 같아요. 목표기업을 정하고 그 기업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폴리텍대 창원캠퍼스 금형디자인과 17학번으로 입학했다. 기술직은 나이도 경쟁력이라고 생각해요. 폴리텍대는 2년제라 효율적으로 배우고 현장에 갈 수 있죠. "기술쪽에서도 알아주는 학교이고요. 한국폴리텍대학"
올해 초 포스코 공채에 합격했다. 면접만 3번을 봤습니다. 사회 이슈에 대한 견해를 적는 시험, 독서 퀴즈까지 있었죠. 어떤 회사길래 이렇게 공들여 인재를 뽑을까 궁금했어요. 다행히 최종합격을 했네요.
이씨가 말하는 엔지니어 취업 비결을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모든 활동을 '취업'에 초첨 맞춰라 군대에서의 2년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자격증을 따고 자기소개서에 적을 에피소드를 준비했다. 학교에선 발표를 도맡아 면접 연습 기회로 삼았다. "많은 사람 앞에서 전문적인 내용으로 발표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취업하고 나서 들은 건데, 조리엤게 말하는 모습에 면접관이 높은 점수를 주셨다고 하더군요."
2.학교에서 가능한 모든 것을 활용해라 현직 출신 교수들이 전형과정에서 직접 도움을 줬다. "현장에선 어떤 용어를 쓰던지 등 디테일한 부분을 많이 짚어주셨어요. 현직자가 어떤 후배를 뽑고 싶어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주셨죠. 면접관의 심리를 교수님들을 통해 파악했어요."
어릴적부터 꿈이 확고했던 이씨는 20대 초반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 "무작정 열심히만 해선 안됩니다. 어떻게 하면 '합격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공부해야 하죠. 하고 싶은 직무, 가고 싶은 회사를 정한 다음 전력을 다해야 합니다."